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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산불 고통 겪었지만 이웃 사랑으로 하나된 건 큰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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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금비란 작성일19-09-10 08:09 조회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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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맞은 강원도 산불 피해 고성·속초 지역 교회들강원도 고성 인흥침례교회 교인들이 8일 예배에서 서로를 안아주며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고 있다.
“주의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형제 안에서 주의 영광을 보네….”

8일 오전 강원도 고성 인흥침례교회(이만익 목사)에 모인 20여명의 교인이 마주 보며 찬양을 부르기 시작했다. 이만익 목사는 “서로 포옹하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합시다”라고 권했다. 위로와 사랑, 감사의 마음을 나누자는 제안이었다. 추석을 앞둔 이날 예배에선 감사 인사가 넘쳤다. 감사가 이어진 건 지난 4월 강원도 속초와 고성 일대를 할퀸 산불 때문이었다. 역설적이게도 고난 속에서, 고난을 이겨내며 감사할 게 늘었다.

교회는 화재로 목사 사택과 교육관, 창고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교회 본당도 겉만 멀쩡할 뿐 내장재가 녹아내려 보수가 시급한 형편이다. 그래도 예배당에 모인 이들은 희망을 노래했다.

인흥침례교회 교인들이 산불로 내장재가 녹아내린 본당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모습.
이 목사도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산불로 많은 것을 잃었지만 영적으로 풍성한 삶을 살게 된 건 큰 수확”이라면서 “고통을 겪으면서 집을 잃은 저나, 우리 성도들이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삶 속에서 복음을 전하게 된 것이 주님의 은혜”라고 했다. 이어 “추석엔 상처받은 이웃의 손을 잡아 주고 눈을 맞추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자”면서 “구원의 확신과 기쁨이 가득한 한가위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목사는 산불로 집을 잃고 인흥1리 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지내다 고성군이 제공한 임시주택으로 이전했다. 희망을 강조하는 건 모든 걸 잃어봤기 때문이다. “그날 건진 건 성경과 두 주일 치 설교가 들어있는 메모리스틱뿐이었어요. 주석이며 각종 설교자료 모두 소실됐죠. 교인 명부도 불탔습니다. 역사가 사라졌으니 이제 새 역사를 써야겠죠.”

김철수 원로장로도 거들었다. 3대째 인흥1리에 사는 김 장로도 산불이 모든 걸 빼앗아갔다. “가족이 대대로 살며 쌓은 집안의 역사가 몇 분 만에 재로 변했습니다. 손때 묻은 가구며 문서들, 농업박물관 만들려고 모아뒀던 200여점의 농기구들이 사라졌습니다. 다시 찾을 수 없는 것들이어서 속상해요.”

그런 그도 성경은 챙겼다. “1년 동안 매일 아침 썼던 필사 성경만 들고 나왔습니다. 은혜예요. 복음만큼은 지킨 것 같아 늘 감사합니다. 추석에도 가족들과 필사 성경을 돌려 볼 예정이에요.”

교회를 나와 거리로 나섰다. 산불의 상흔은 여전했다.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름드리나무들은 재로 변한 채 위태롭게 서 있었다. 보상에 필요한 손해사정 실사 때문에 불탄 건물도 철거하지 못하고 있다. 흉물스러운 잔해가 공포스러웠던 당시를 증언하는 듯했다.

‘산불 피해, 제대로 보상하라’는 등의 호소가 담긴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는 소리가 요란했다. 눈에 띄는 변화라면 컨테이너 주택이 줄지어 들어선 것이었다. 집이 불탄 자리를 대신한 임시 주택이었다. 내부는 여느 신축 원룸과 다르지 않았지만, 더위와 추위에 취약했다. 냉난방기를 가동하는 비용이 많이 들어 하나같이 이번 겨울 추위와 전기요금을 걱정했다.

고성 원암감리교회가 지난 4월 발생한 산불로 불탄 모습. 오른쪽 사진에선 한 민가 뒷산의 나무들이 불탄 채 위태롭게 서 있다.
고성 원암감리교회(이격호 전도사)는 교회와 사택이 불탔다. 컨테이너 한 칸을 임시 예배당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격호 전도사는 “추석이 지나면 불탄 채 서 있는 옛 예배당을 철거한다”면서 “여전히 막막하지만 그래도 꿈꾸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산불이 난 후 마을의 이웃분들과 가까워진 게 가장 큰 감사”라며 환하게 웃었다.

산불 이후 이 전도사와 인근 80가정 주민들은 함께 울고 웃으며 시련을 이겨내고 있다. 주민들과 끈끈한 동료 의식도 생겼다.

“교회가 마을의 중심이 됐어요. 구호품도 교회를 통해 들어와 나눠드렸죠. 서울의 교회들도 봉사팀을 파송해 마을을 섬겨 주셨습니다. 개척한 지 3년 됐는데 그동안 서먹하던 주민들과 가까워졌습니다. 뜻밖의 보람이네요.” 최근 교인도 늘었다. “많은 수는 아니에요. 한 명 늘었어요. 숫자가 중요한가요. 감사할 따름입니다.”

고성=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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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9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국 추석 소개 행사에서 현지인들이 한복을 입고 있다. 2019.9.9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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